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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희(50)씨가 18년 간 진행해 온 KBS '아침마당'을 떠났습니다.

30일 오전 방송된 '아침마당'에서

이금희 씨는 하차 소감을 전하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프로그램이 끝나가자 이금희 씨는 "드릴 말씀이 있다"며

"퍽 여러번 연습했는데 잘 생각날지 모르겠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금희 씨는 "18년 하고 보름동안 서왔던 이 자리를 제가 오늘 떠나게 됐다"며

"18년이라는 시간은 어린 아이가 태어나 어른이 될 정도로 긴 시간이다.

오랜 시간 동안 어머니와 아버지의 마음으로 지켜봐주시고 키워주신 KBS,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부모님의 마음은 그런 것 같다. 자식이 어디 가서 무얼 하든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자식의 마음도 같다.

떠난다고 해서 부모자식간의 인연이 끊어지진 않는다.

언제 어디서든 그 끈끈한 인연으로 다시 만날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이금희 씨는 "집 떠나는 마음 아시죠?"라며

"부모님이 건강하시길 행복하시길 바라고 있겠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허리 숙여 인사했습니다.

 

 

1989년 KBS 아나운서로 입사한 이금희 씨는

1998년부터 18년 동안 '아침마당' 진행을 맡아왔습니다.

2000년에는 '프리'를 선언하고 방송국에 소속되지

않은 채 활동을 지속해왔습니다.

이금희 씨 하차 소식이 전해진 29일 '아침마당' 게시판에는

이 씨 하차를 만류하는 시청자 댓글이 잇따르기도 했습니다.

KBS 측은 "프로그램에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고 방송환경

변화에 발맞추기 위한 조치"라며 이금희 씨 하차 소식을 전했습니다.

엄지인 KBS 아나운서가 이금희 씨 뒤를 이어 '아침마당' 진행을 맡고

엄 아나운서는 7월 1일부터 '아침마당'을 진행했습니다.

 

 

이금희 씨가 30일 후크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공개한 편지글..

 

안녕하세요, 이금희입니다.

1998년 6월 15일에 잡았던 <아침마당>의 마이크를 

2016년 6월 30일에 놓게 되었습니다.

 

아침마다 습관처럼 TV를 켜고 이웃처럼 친지처럼 지켜봐주셨던 시청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계셨기에 4천 5백여 일의 아침이 참으로 의미 있었습니다. 

 

그동안 만나 뵈었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출연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삶의 고통 앞에 눈물 흘리면서도 무릎 꿇지 않고 떨쳐 일어서시는 모습,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땀 흘리고 애쓰시는 모습,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나누시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날마다 살아있는 인생 교과서를 한 권씩 읽곤 했습니다. 

 

달콤한 아침잠의 유혹을 떨치고 일어나 방송국에 도착해 보면

저보다 먼저 와있던 제작진과 스태프, 그리고 방청객 여러분, 감사합니다.

생방송 준비를 하는 동료 선후배들을 보면 언제나 마음 뿌듯했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꿈꾸던 아나운서가 되어 방송할 수 있도록 허락해준 KBS 덕분에 

부족한 제가 감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새로운 MC가 진행하는 <아침마당>도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아침마당>을 떠나지만 방송을 떠나는 것은 아닙니다. 

매일 저녁 6시 KBS 쿨 FM(89.1MHz) <사랑하기 좋은 날 이금희입니다>를 통해 

청취자 여러분과 만나고 있으니까요. 

동이 틀 무렵 강변북로에서 만나던 새벽의 아름다움 대신, 

이제는 저녁 무렵 붉은 노을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그럼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고 평온하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머리숙여 감사인사 올립니다.

 

- 2016년 6월 30일 이금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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